저에겐 동경하는 사람이 몇 있습니다.
막연히 삶의 모습을 닮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능력에 반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친구이기도 하고, 학교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사람은 저희 학교 교감선생님, 한 명의 여학생이네요.
모두 함께 동경이란 이름으로 아울러 얘기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게임을 하고 있는데 들이닥친 교감선생님은 저희들의 옆자리에 앉으시더니, KSA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하십니다. 강요와 억압이 아닌 대화의 해법을 아시는 분입니다. 그 분의 삶의 자세를 본받고 싶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존경, 정도가 되겠네요.
남자가 여자에게 품는 감정은 연애 감정으로 쉽사리 곡해됩니다. 허나 그 여학생에 대한 동경은 연애감정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상대를 제 위에 놓는, 숭배 또한 아닙니다. 그 능력이 부러울 따름이죠.
때론 동경의 눈빛은 큰 모순을 낳습니다. 동경은 짝사랑만큼이나 제멋대로인 감정입니다. 상대에게 제가 제멋대로 설정한 모습을 강요합니다. 특히 이런 상황은 상대를 잘 모르면서도 반복해서 본 겉모습으로 동경하게 된 경우에 더 잘 일어나는 것 같군요. 즉, 전체의 일면만을 보고선 이상적인 상대의 모습을 조각해버리는 겁니다. 오해와 콩깍지의 칼날을 잔뜩 세운 조각칼로 말이죠.
이런 면에서 남에게 동경받는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남이 요구하는 모습을 계속 연기해야한다는 압박을 받을지도 모르구요. 어린 아이가 부모님이 요구하는 모범생 모습을 억지도 이어가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겠지만, 오늘도 상대를 제 맘대로의 줏대로 판단하는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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