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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블로그 101 번째 블로그
'과학'에 해당되는 글 1건
2007/12/01 15:09

저는 별 특징없는 고등학생입니다. 연예인에 목숨걸지도 않고, 게임은 너무나 흔하고 오래되서 질린다는 스타크래프트 밖에 할 줄 모릅니다. 군중을 휘어잡는 화려한 언어술사도 아니고, 운동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남달리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바른 한글 사용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글 표준법에 관심을 가졌고, 순우리말 경시대회 같은,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기 그지없는 경시대회에도 나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언어학에 뜻을 둔 문과생이 아닌, 과학계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예비대학생입니다.
>>사진출처

고등학교 때 이과, 문과를 나누는 것의 효용성보다, 어릴 때부터 억지로 과학과 인문학을 갈라놓음에 따르는 부작용이 더 크다, 제도가 그렇다 해도 우리는 과학적, 인문학적 소양을 동시에 기를 필요가 있다, 라는 개인적인 생각은 일단 접어두도록 하죠. 굳이 이런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한국 사람으로써, 한글 바로 씀은 정말 중요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학생 때였을 때만해도 통신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 때는 인터넷이 한창 보급되던 시기였죠.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모뎀으로 이용하던 인터넷은 시간이 지날수록 과금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채팅을 하거나, 의사소통을 할 일이 있을 때, 최단시간에 최대의 의미를 넣기 위해 통신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통신체의 특징으로 '유행어와 흡사하여 단기간 유행하다 사라진다', '계속 사용하면 식상하다' 등을 듭니다. 하지만 생명력이 끈질긴 몇몇 표현들은 무선인터넷 세상이 찾아온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죠. 그 예를 잠깐 살펴보면,

      >> ㅋㅋ, ㅎㅎ, ㄲㄲ, ㅜㅜ :: 웃음, 울음 등의 감정 표현수단으로 사용
      >> 그랬다죠, 이랬다죠, ~했다는 :: 몇몇은 오타쿠, 혹은 오덕후의 대표 표현
      >> 이랬어염, 저랬어염 :: 요즘은 사용하는 사람이 줄어든 듯 하더군요
      >> ~하셈, 드셈 :: 유치한 느낌이 드는 말투
      >> 즐 :: 이건 욕인가요, 무시의 표현인가요?
      >> ㅊㅋ, ㄳ :: 단어의 초성만 따옴
      >> 이뭐병(이거 뭐 병신도 아니고), 여병추(여기 병신 하나 추가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

통신체의 분류에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모티콘도 많이 쓰입니다.
이모티콘 | 사이버 공간에서 컴퓨터 자판의 문자·기호·숫자 등을 조합해 감정이나 의사를 나타내는 표현법.
>>네이버 백과사전

소설가, 수필가 등의 글을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들이야 화자의 감정이 글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죠. 그래서 인터넷 상에서의 '표정'으로써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가상 '공간'이고 공간 속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글투(어투?)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표정'도 필요할 테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통신체죠. 통신체는 분명 인터넷 상에서 쓰이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으뜸가는 '인터넷 망 보급국'의 '모든 지 받아들이는 게 빠를' 어린 나이의 학생들은 가상 공간에서의 말투를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학교에서는 "숙제 안했어염", 길에서는 "즐드셈". 요즘은 줄어든 줄 알았지만 초등학교 주위를 지나보면 그렇지도 않더군요.

요즘, 통신체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한글날의 공휴일 논쟁의 관성으로 한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는 것은 기쁜 일이죠. 그런데 아직 댓글, 포스트에 통신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 인터넷 소설은 가관이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소설도 한 장르로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히 연재를 하는 작가 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그 소설같지도 않은 소설을, 한글도 아닌 외계어를 남발하며 작성하는 '어린' 사람들이 많더군요.

언어는 계속 변화해야되는 것이라고 억지로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 '상식'을 인터넷 세상에 그대로 적용해도 될까요? 통신 기술이 미흡했던 때에 편의를 위해 사용했던 축약어들도 사회적 약속이라 부를 수 있을런지 궁금합니다. 너무 급격한 기술 발달 때문에 하루에도 수많은 용어들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잘못된 실수로 인해 엇나간 습관은 우리 스스로가 바로 잡아야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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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지젝 | 2007/12/01 17: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바른 한글을 쓰자는 좋은 글이군요. 그러나 언어는 사람들이 의식해서 어떤 특정한 단어를 만들자고 했을 때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언어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특정한 표현들은 가능할지 모르나 그걸로 수많은 언어들의 존재에 대한 답을 하지는 못할 겁니다.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써 인터넷 문화 속의 일명 외계어라든지 이모티콘이라든지 충분히 쓰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고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요. 다만, 중요한 것은 거기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ㄱ - 기역이란 글자가 한국에서 탄생한 우리말이기에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라기보다는 훌륭한 기호체계이기에 중요한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외계어도 통신어도 좀 더 포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글 기호를 정리한 조선어학회의 주시경은 한글파괴자가 아니라고요~ ^^

PS: PC통신이 종량제였던 것은 맞지만 그 당시에도 좀더 애교있는 말을 쓰려고 통신체가 등장했습니다. 요즘과 마찬가지로 튀어보이기 위해서죠.
BlogIcon 탓치 | 2007/12/03 11:19 | PERMALINK | EDIT/DEL
우선, 통신체도 통용될 수 있죠. 단지 현재 상태로는 어색하고, 제 가치에 부합하지 않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지젝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타 계층의 '배려없이' 통신체를 남발하고, 커서까지 이 언어를 쓰게되면 계층간의 대화가 불가능해지지 않을까요? 방송프로그램 '올드&뉴'에서 볼 수 있듯이 기본적인 단어조차 서로 못알아듣고는 하잖습니까.
BlogIcon 엔뱌 | 2007/12/03 00: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바람직한 고등학생이군요. 깊고 진지해요.
BlogIcon 탓치 | 2007/12/03 11:19 | PERMALINK | EDIT/DEL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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